유현준 '어디서 살 것인가?' 서평 및 느낀점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어디서 살 것인가?』는 기존의 건축이론, 건축의 개념을 설명한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만의 인문학적 시선으로 건축을 단순한 공간의 개념이 아닌 다양한 주제와 결합시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학교와 교도소의 유사성, 건축물 구조에 따른 권력의 상관관계, 로마제국과 몽골제국의 흥망에 관련된 내용들 이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다양한 현상을 건축이라는 주제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유현준 『어디서 살 것인가?』서평 및 느낀점에 대해서 크게 3가지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1.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에 대한 생각. 과연 현실에서는...
2. ‘건축물의 크기와 권력의 상관 관계’가 현대 사회에도 적용이 되는지 여부와 미래 사회에서도 같은 개념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3. 유현준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고 인상 깊은 부분이나, 기억이 남는 부분은?
위에 3가지 내용으로 토대로, 유현준『어디서 살 것인가?』서평 및 느낀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1.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에 대한 생각. 과연 현실에서는...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를 생각하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기자기한 한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말 그대로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마을입니다. 아이들을 교육하기에는 더할 나이 없이 좋은 공간입니다.
그럼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를 건축구조, 공간활용, 교육철학의 측면에서 어떤 점이 있는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건축구조
① 대형 건물 대신 작은 규모의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② 1 ~ 2층 주택 크기의 교실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형태를 띕니다.
①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도전 의식을 키우는 교육 환경을 추구합니다.
② 아이들을 좁은 실내 공간에서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③ 자연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지향합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와 비교적 유사한 형태를 가지는 학교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학교의 형태는 과거보다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ㄱ) 경기도 화성 송산중학교
경기도 화성중학교는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설계된 증축 프로젝트로, 여러 개의 저층 건물과 다양한 형태의 마당이 배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ㄴ) 세종 해밀초등학교
세종 해밀초등학교 또한 건물이 저층으로 지어져 있고, 건물 사이 사이에 다양한 공간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형태의 학교들이 많이 생겨나야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 이외에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도 지금 우리와 같은 건물 형태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건축물 형태도 중요하지만, 교육 방식의 차이가 학생들의 창의성을 좌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우리나라 특유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2. ‘건축물의 크기와 권력의 상관 관계’가 현대 사회에도 적용이 되는지 여부와 미래 사회에서도 같은 개념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는 적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흥미롭게도 우리나에서 건설되는 초고층 빌딩들만 보아도 이해가 됩니다.
국내 초고층 빌딩 순위 top5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위 서울 롯데월드 타워(전망대) 123층 555m
2위 부산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전망대) 101층 411m
3위 부산 엘시티 더샵 A동(주거) 85층 339m
4위 부산 엘시티 더샵 A동 (주거) 85층 333m
5위 서울 파크원 타워1(오피스) 69층 332m
국내 초고층 빌딩들의 높이를 보면 건축물의 크기와 권력의 상관 관계는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현대 사회와 미래 사회의 적용 여부는 어떠할까요?
1) 현대 시회에서 적용 여부
일정 부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① 대형 건축물은 여전히 자본과 권력의 결합으로 그 영향력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초고층 빌당, 대규모 기업 본사, 정부 청사 등의 그 예입니다.
2) 미래 사회에의 적용 여부
미래 사회에는 현대 사회보다 건축물의 크기와 권력의 상관 관계가 크게 감소할 것 같습니다.
① 재택 및 원격근무
② AI 인공지능 로봇으로 인력 대체
왜냐하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재택근무, 원격근무가 일반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산업 구조 또한 과거 농경 사회 - 산업 사회 - 근대화 사회 - 정보화 사회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하는 업무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더불어 인공지능 AI 등장으로 인간보다 더 세밀하고, 정확하고, 좀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업무 처리가 가능해 졌습니다.
어쩌면 미래 사회에서 큰 건물은 구시대 유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3)미래 사회에서 변화 가능성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물리적 공간의 중요성을 무의미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이나 가상 공간에서의 영향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3. 유현준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고 인상 깊은 부분이나, 기억이 남는 부분은?
6장. 파라오와 진시황제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 챕터 맨 처음 단락이 ‘로마는 천 년 이상 지속됐는데, 몽골 제국은 150년 만에 망한 까닭은’ 이 부부이 가장 인상 깊고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건축 문화가 없었기 때문에 몽골 제국이 멸망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로마는 콜로세움, 중국은 만리장성이 있었지만, 몽골은 유목 민족이었기 때문에 말을 통해 빠르게 이동해서 전투력은 강했지만, 막상 무언가를 남기는 데는 미숙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이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인문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의 관점에서 제국의 흥망을 바라보는 관점과 건축가로써 바라보는 관점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 입니다. 그렇기에 좀 더 복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로마의 경우에는 건축, 문화, 법률, 종교 등 다양한 체제가 조화를 이루며 제국을 통치하고 존속시킨 반면, 몽골의 경우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해석은 흥미로웠습니다. 큰 건축물을 세우려면 강력한 왕권을 기반으로 중앙 집권적인 통치 시스템이 존속해야만 가능하다는 해석입니다.
건축가 다운 해석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의 폭넓은 인문학적 소양, 역사적인 배경 지식이 더해져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했던 점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